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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3. 28

*일상* 2012/03/30 09:00

 

 사색하는 남자 ♪♬

 

 

 

 

 

 

 

 

 

 

 

 

 

 

정말 날이 따뜻했던 날.

집돌이 아들을 데리고 산책이라도 같이 할려면 꼭 울려서 데리고 나온다.

애들도 다 나름이라, 규민이는 집에서 뒹굴뒹굴 책보고 영화보는걸 좋아하고, 외출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 아이이다.

 

그런 아이를 데리고 오늘은 종일 바깥에서 놀았는데, 놀이터에서도 신나게 놀고, 뒷산에 다시 가서도 정말 신나게 놀다가 돌아왔다.

공허한 동산이 아이의 웃음소리로 쩌렁쩌렁 울렸을 정도니까.

아이는 흙바닥이며 나무계단을 기어다니며 놀았고 - 내가 싫어하는 반응을 보고 일부러 나를 놀리며 노느라ㅜ.ㅠ

폭신한 낙엽을 깔고 앉아 미끄럼들 삼아 놀고, 주위에 나뭇가지를 주워들고 만지며 놀았다.

민들레도 보았고, 제비꽃도 보았다.

 

아. 바로 이거였다.

아이와 같이 나무, 흙, 돌맹이, 풀한포기, 새, 들꽃들을 보고, 만지고, 바람을 느끼고, 햇살을 받고, 놀고 싶었다.

그걸 진짜 하고 있다는게 신기하고, 행복했다.

 

따뜻한 봄에, 아이가 커서 같이 걸을수 있고, 동네에 뒷동산도 있고 더불어 산책로가 생겼다.

이렇게 완벽할 수가. 축복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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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들아 모두 모여봐. 화장실에서 이렇게 서는 거야."

 "모두 모였니?"

모두 집합한 뽀로로, 에디, 크롱.

 

그러곤 크롱부터 화장실에 쉬~를 뉘운다.

 

 

*****

 

아침에 일어나서 기저기를 갈아주는데, 아이가 기저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서 쉬~하고 싶어서 그래?" 했더니. 끄덕끄덕.

화장실로 데려갔더니, 화장실 바로 앞에서 정말 쉬를 했다.

 

오늘 처음으로 아이가 요의를 느끼고 스스로 화장실에 가겠다고 한 날.

소변가리기를 보채지 않고 기다려주었더니,

정말 기쁘게도 아이가 보답을 해주었다. 기특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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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일상* 2012/03/29 00:53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말 힘에 부칠때가 있다.

신생아 때야 밤낮으로 잠이 부족하니까 그랬었고, 돌이 지난 즈음, 그리고 22개월- 두 돌이 돌아오는 즈음이다.

양육이 정말 무겁고 버거운 것이구나 진짜 힘들구나 싶을때엔 친정으로 가 도움을 받고 오곤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때가 아이가 커서 노는 것이 차원이 달라질때가 아닌가 싶다.

어지르는것도 진화하고, 누워 놀던 애가 걸어서 도망다니고, 떼도 늘고, 주장도 강해지는 때.

아이가 급변하는 터닝포인트에 그동안 관성에 젖었던 양육습관이 아이를 따라가지 못할때였던것 같다.

 

요 근래에도 정말 힘들었는데, 건조대에 빨래를 널어놓으면 동시에 반대편에서 빨래를 걷어 바닥에 뿌리고 다니고,

저렇게 옷장 문을 열고 안에 있는 건 모조리 내던지고 장롱 속에 들어가 있고,

모든 '담겨진' 물건은 들고 뒤집어 엎어놓고 다니고, 책꽂이 책들은 모두 뽑아 바닥에 버리고,

아빠의 완소 애장품 DVD들도 뽑아 바닥에 흩어놓고, 밟고, 속지 빼내고, 찢고;;;;;

제 뜻대로 안되면 길바닥에 드러눕고. ㅎㅎ

 

진화된 아이의 놀이, 차원을 달리하는 아이의 장난에도.

엄마는 적응을 하게 마련이니. 또 적응을 하면 금새 괜찮아지고,

다시 아이가 사랑스럽고, 예쁘고, 귀엽다.

 

엊그제 마지막 남은 체온계의 보호덮개를 아이가 가위로 잘라내고 있었어도.

이런 것들에 적응된 나는 이내 마음의 평안을 되찾고,

아이에게 조곤조곤 타이르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엄마 만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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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날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드디어 아이와 올 해 첫 산책길에 나섰다.

동네 뒷산에 이렇게 훌륭한 산책로가 있는줄 처음 알았다.

아직 민둥산이지만, 그곳엔 새도 있고, 바람도 있고, 햇빛도 있었다.

앞으로 풍성해질 이 곳을 아이와 함께 보며 산책할 상상하니 가슴이 설렌다.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걸으며, "규민아, 엄마랑 산책하니까 좋아?" 하니

아이가 망설임도 없이 "응" 하고 대답해준다.

아이는 이 날 비둘기의 깃털과 다은이에게 선물로 줄 솔방울 하나를 주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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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개고 있는데, 양말이 흩어져있어 규민이에게 부탁을 했다.

"규민아 저기 아빠 양말 좀 줘. 아빠 양말 짝이 너무 멀다."

"아니 아니"

 

 

 

 

 

"?????????:::::::::::::"

그러곤 저기 자동차 타러 놀러가버렸다..............ㅠㅠ

 

 

 

평소에 아이는 제 할 일을 주는 걸 좋아해서 심부름을 곧잘 했는데,

아니아니를 하고 씽긋 웃더니 자동차타러 놀러가버렸다.

 

이런 상황은...

황당하지만, 뿌듯하고, 심하게 아쉽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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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절친되기

*일상* 2012/03/28 01:50

 

 

 

 

규민이에겐 아빠가 거의 최고의 선물일게다.

평일엔 서로의 시간이 엇갈려 못보는 경우가 허다한데, 집에 있는 주말엔 아이와 둘도 없는 소꿉친구가 되어준다.

아빠의 일명 '아이와 절친되기 프로젝트'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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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동물원

*일상* 2012/03/28 01:45

 

 

아이가 가지고 놀던 동물들이 몽땅 사라져 어디에 있나 둘러보았더니

거실장 밑에 모두 모여 있다.

귀여운것. 어떻게 이 곳에 동물원을 차려줄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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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만 할 줄 알던 아이가. 드디어 말을 시작했다.

"아빠 왔다!"

우리가 그렇게 아빠를 반기면서 했던 말들을,

아이가.

저 조그만 입으로 외치며, 아빠한테 뛰어가 안긴다.

 

하루 중 가장 사랑스럽고, 행복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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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릴렉스~

*일상* 2012/03/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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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동에 있는 공간. 나에겐 이 곳이 단연 최고였다.

내리쬐는 햇살과는 무관하다 싶을 정도로 상쾌한 곳.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 곳이다.
안락한 의자도 있고, 넓은 마루도 있고, 두 다리를 뻗어도 될만큼의 나무벤치도 있다.

물놀이 후 조금 피곤하다 싶을땐 어김없이 이 곳으로 왔다.
규민이가 나가자고 보채는 이른 아침에도 이 곳으로 왔고, 책을 보고싶을 때도 이 곳으로 왔다.

고단한 몸을 폭신한 의자에 맡겨 쉬어주기도 하고,
너른 마루에서 규민이와 뛰어다니며 숨바꼭질도 하고,
여행기도 쓰고, 책도 보고, 뒹굴뒹굴 놀기도 하고, 낮잠도 한 숨 자고.

한 달도 훨씬 지났는데 아직도,
아이가 숨바꼭질하면서 자지러지게 웃는 웃음소리, 헐떡이는 숨소리,  새까만 우리들의 발바닥,
살랑이며 피부를 가르는 바람의 감촉, 시원한 나무의자, 상쾌한 공기, 새 소리.
구름에 안기는듯 포근한 안락의자. 나뭇잎이 서로 부딪히는 찰랑한 소리.

기억뿐아니라 몸의 세포들에게도 각인이 된 듯, 즐겁고 편안했던 그 느낌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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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앨러리 2012/03/19 2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빠와 함께 앉아있는 저 안락의자 탐나네~
    규민이가 맨발벗고 다니는 저 바닥도.

    • misoro 2012/03/27 2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잠이 솔솔 오는 저 안락의자 최고죠!
      개인적으로 저는 평상만큼 넓은 벤치가 좋았어요.
      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누워있는데 얼마나 시원하던지.
      나중에 집 지으면 저 의자 꼭 사서 놓아달라고 말해놓았어요.ㅎㅎㅎ




드디어 숙소에 대해서 설명할 시간.
우리가 묵었던 곳은 씨윈드리조트라는 곳이었다. 스테이션 1에 있고. 거의 끝쪽이라서 한가하다. 번잡하지 않아 좋은 곳이다.
게다가 현지인이 운영하는 곳.

이 리조트는 해변동과 정원동으로 나뉘어져있는데, 우리 숙소를 정원동에 있었다.

해변동은 바다를 끼고 있고, 정원동은 도로 하나를 건너서 있다.
해변동이 온화하게 트이고 밝은 곳이라면, 정원동은 많은 나무들에 둘러싸인 조용하고 차분한 곳이다.
해변과, 따뜻한 풀장과, 식당과 체크인홀이 모두 해변동에 있어 이 곳에 숙소를 두면 편리하다.
정원동에 숙소를 두면 트라이시클이 바쁘게 줄지어다니는 도로를 요령껏 잘 건너가야하고,
모든 편의시설과는 떨어져있어 불편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정원동은 치명적인 매력이 있으니.
비밀의 화원같은 곳이라 초록색 기운들로 몸과 마음이 치유가 되는 느낌이랄까.
이 곳은 사람이 편안해진다.

그래서 왔다갔다 하기가 조금 번거로웠어도 나는 우리 숙소가 좋았다.
게다가 사람이 북적댄다고 느끼지 못할만큼 공간이 충분히 여유로웠고,
사람이 전혀 없는 숨겨진 풀장이 두 개나 있고, 바람이 솔솔 부는 안성맞춤의 휴식공간도 있었다.




숙소 앞 계단에서 맨발로 노는 것을 좋아했던 규민이.
새 구경, 나무 구경, 개미 구경, 풀 구경. 그리고 돌맹이 구경까지.
아이는 이 곳의 모든 것을 훌륭하게 잘 받아들이고 즐거워했다.

돌아와 지금까지,
새를 먼저 보고 좋아하고, 나무를 좋아하고,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 모으고, 멀리가는 비행기까지 알아채고는
나에게 말한다.
비행기가. 저기. 날아가요. 우리도. 비행기타고, 여행갔었어요.
엄마만 알아들을수 있는 말로.

여행을 추억하는게 분명하다. 이런 감동이.

















 


 


 


저녁을 한껏 먹고는 늘어진 뱃고래를 드러내놓는다.
내친김에 녀석의 특기인 뽀뽀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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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리조트 내 풀장.
햇살을 한몸에 받고 있어 물이 따뜻하다. 아이를 데리고 놀기에 정말 좋았다.
게다가 나무그늘에 풀베드까지 있으니 금상첨화.

거의 매일 풀장에서 아이와 놀았다.
놀아봤자 아이를 튜브에 태우고 이리저리 밀고, 편 나누어 물장난 하는 것 뿐이었는데, 하고 나면 온 힘을 다 쏟은듯 녹초가 된다.

그럴땐 그늘진 베드에서 한 번 쉬어준다.

규민인 뭐든 잘 먹었는데, 거기서 파는 과자도 잘 먹었다. 꼭 제크같은 맛이었다.

노는 모습은 게으른 관계로 못찍고 ㅎㅎ

풀장은 리조트 해변동에 하나, 정원동에 두 개가 있다.
정원동에 있는 풀장은 사람들이 거의 모르는듯. 한번도 사람이 노는걸 못봤다.
일부러 찾으러 다녀야 할 만큼 정원 속에 숨어있기도 하고, 정원 속에 있어서 그런지 그늘져서 물이 많이 찼다.

아이 없이 어른들끼리만 갔다면 풀장 하나를 전세내듯 놀고, 밀애를 즐겼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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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천국.
딱 이 곳에 들어맞는 말이다.


언제나, 항상 화창하고, 지치지 않을 정도의 뜨거운 온도와 질척이지 않을 정도의 끈적한 습도를 가진 곳.
도저히 우울증이라고는 올 수없을 것 같은 곳이다.

희고 희다 못해 눈부신 백사장, 게다가 이곳의 모래는 밀가루를 밟는 느낌처럼 고왔다.
그리고 그 곳의 바다는 딱 사진 속의 그 색. 맑고 투명하다. 하늘의 색을 담아 놓은것 같다.


맨발로 백사장을 걸으면 따근한 온기가 발바닥 부터 스물스물 올라오고
두 눈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끝이 없는 바다를 보면 긴장한 눈동자도 잠시 쉬어가는 듯한 느낌.
안구정화. 라는게 이런거다.

제 정신이 아닐 정도의 몽롱함과. 편안함을. 제 정신으로 느낀다.



더욱이 우리가 지낸 이 곳은 스테이션 1 인데, 사람으로 번잡하지 않고, 한가로이 쉬는 사람들 뿐이라 더 좋았다.
우리 스타일~


















 

아침을 먹고 나면,
매일 이곳 해변으로 나와 비치베드에 누워 한가로운 오전을 보낸다.

아이랑 모래장난도 하고, 책도 보고, 바다구경도 시켜주고, 모래밟기도 하고. 사람구경도 한다.
시원한 망고쥬스를 먹는 낙도 있다.

어영부영 있다 보면 오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꼭 뭔가를 해야하는 강박도 없고, 그냥 시간 보내는 건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 애 시중 들다보니 지루할 틈이 없는거겠지;;;;





그러다 아이는 잠이 든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진정한 평화가 찾아 오는 시간.

신랑은 빌브라이슨 책에 빠졌다.
혼자서 킥킥대고 웃고, 혼자 웃기 아까우면 멍때리는 와이프에게 책 속 에피소드를 말해주기도 하고.
나는 이런 곳에선 책보기 싫어 주로 멍때리기를 했는데.
규민이도 자고, 신랑도 책을 보면. 나는 심심해 죽는다.

규민이도 깨우고 싶고,
신랑에게도 책에 집중 못하게 계속 말걸고. 대답 안해주면 내 얘기 들었어? 하며 꼬장도 부려주고 ㅎㅎ
괜히 배고프고. ㅎㅎ





규민이가 일어나면 점심을 챙겨먹고 물놀이 모드에 들어간다.
풀장에서도 놀고 바다에서도 논다. 거의 규민이가 하자는대로 한다.
 
이 곳은 가도가도 깊이가 어른 무릎정도여서 수영엔 그닥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물놀이는 최적의 장소이다.
물도 차갑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놀기에 좋았다.

다만 한낮엔 햇빝이 너무 내리 쬐는 관계로. 그늘이 없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바다에선 한번에 길게는 못논다.






이런 귀염둥이 아들.
아이가 겁이 엄청나게 많아. 새로운것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다.
튜브를 태우는 것도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물에 들어간다는 것도 무서워 했고, 게다가 발이 닿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가 심해서
소리지르고 울고 불고를 얼마나 했던지.

억지로 튜브에 태워 물에 넣고 '너는 안전하다'며 발을 손으로 꼭 받쳐주고,
아이가 거부하면 다시 나오고를 여러번 반복해 주었더니. 좀 나아졌다.

이 걸 몇일을 하니
이제 제 혼자서도 튜브에 타고.
그리곤 바다에서 우리가 옆에 붙어있어주지 않아도 무서워하지 않고 혼자서 파도타기를 했다. 

파도타는걸 꽤 즐기는듯한 표정.

아는 이 사진을 보면, 아이가 정말 대견하다.


물놀이를 할 땐 아이에게 꼭 전신 수영복을 입혀야한다.
화상입는것도 방지하고, 물놀이 후 체온도 유지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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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앨러리 2012/03/15 2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바다사진이 최고네. 규민이도 너무 잘나왔고 다들 좋아보여. 우리도 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불끈불끈하는걸. 언제 떠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ㅋ
    다른 사진들도 기다리고 있을게. 참, 사진들이 다 너무 좋아졌는걸

    • misoro 2012/03/16 2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언제쯤 갈 수 있을까;;; 이제 신생아라서...;;
      정말 적절한 타이밍 잡아서 한 번 다녀오면 좋아요.
      딸램 두 돌 전이 되겠죠?

      언니는 산후 회복 중이겠네요.
      다른 댓글 보니까 입원 얘기도 있고 해서,
      걱정되더라고요.

      정신 없겠지만 짬이 날 때 딸램 얼굴 좀 보여주세요.
      딸의 얼굴은 어떨지 무지 궁금해요.
      더불어. 능력도 무지 부러워요.
      ㅎㅎㅎ
      우리에게도. 놀라운 능력이 왔으면.ㅎㅎ



 



여행 중 최고의 맛으로 등극한 모닝커피!

신랑과 아들이 아직 깨지 않은 이른 아침.
커피를 마시며 여행소감을 적는다.
이 자유와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만끽하면서.



우리는 다른곳으로 나가지 않고 모든 식사를 리조트에서 해결했다. 그게 편했다. 맛있었고.
우리에겐 이전 여행과는 다르게 아이가 함께하고 있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적극적인 열정마저 쉬어주고 싶었기때문에.







 

이 모든게 아침식사.
우리는 리조트조식, 호텔조식 이런거 엄청 좋아한다.
평소 아침은 우유 한잔, 빵 한조각, 혹은 거르기가 일쑤인데
여행만 나오면 조식을 만찬처럼 먹는다.
몇 접시를 먹었는지 헤아리지 못할정도로 ㅎㅎ

여행을 다니면서. 우리는 조식을. 그중에 찐한 블랙커피, 버터를 바른 빵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규민. 이 녀석, 여행체질이다.
얼마나 잘 먹던지.
한국에선 잘 안먹어 애먹이던 녀석이 이곳에선 뭐든 넙죽넙죽 받아먹고
잘 놀고, 잘 먹고, 잘 싸고!
한번도 보채지 않고, 칭얼거리지 않았다.

비행기에선 내내 잤고 ㅎㅎ

다음 여행이 더 용기난다.









 

저녁도 역시 리조트 비비큐.
맛은 단연 최고다. 여기서밖에 안먹어봤으니까 (?)
그래도 입에 착착 붙을정도면 정말 맛있는거다.

모든 재료들을 불에 구워 주는데, 물고기 스테이크류, 새우, 오징어,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각종 꼬치구이들인데
소스도 맛있었고, 불에 구운 연기가 베어난 맛? 이랄까.
갈릭라이스도, 약간 된 밥에 마늘만 넣고 볶아 준건데.
이게 또 그렇게 고소하다. 반찬없음 한국에 돌아가서 갈릭라이스 해주겠다고 말했을정도.

샐러드도 신선했고, 파스타도 좋았고, 빵도 좋았고,
무엇보다 열대과일을 신나게 맘껏 먹는것도 좋았다.
파파야가 수박과 같은 색인데,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난다는것,
코코넛이 그 물만 먹으면 밍밍한게 영 이상하지만 과육은 뽀얀색에 쫄깃하고 달콤하고 말캉거리는게 식감도 좋다는것,
망고가 잘 익어야만 달다는 것(잘 익지 않은것은 엄청나게 셔서 아이셔 사탕을 한번에 10개쯤 물고있는 맛이다)
수박은 빨간 수박보다 노란 수박이 훨씬 더 달다는 것.
멜론은 영 별로라는 것,(국산 멜론 당도가 훨씬 좋다. 여기 것은 물맛같다. 인기도 없음)







규민이가 혹시나 현지식을 적응 못할까 걱정되서 햇반도 사가고, 김도 챙겨갔는데 무용지물이 되었다.
김은 매일 술안주로 먹었고, 햇반은 출출할 때 컵라면 먹으면서 같이 말아먹어줬다.
김따위는 쳐다보지도 않는 아들램.
라면은 또 가서도 현지에서 파는 컵라면 먹겠다고 해서 두번이나 사줬다.
고르는 재주가 있는지, 규민이가 고른 현지 컵라면은 해물맛 하얀국물 라면이었다. 맛도 좋아서 규민이도 나도 잘 먹었다.

술도 못마시는게 나라가 바뀌면 사람도 따라 바뀌는지 나는 술꾼이 되어
남들처럼 산미구엘을 밤 낮 식사시간 가리지 않고 음료수처럼 마셨다.
여행자는 용자가 되나보다.



그리고 아주. 좋은 경험 하나.

식사시간 우아하게 정량만 조금 담아서 여유있게 얘기하며 먹는자가 보이는가?
그 사람은 그 곳에 오래 머문 사람이거나 매일 같은 메뉴를 평소에도 먹었던 사람이다.

우리가 조식을 만찬처럼 하루이틀 먹었는데,
5일째가 되니 한 접시만으로 약간씩만 담아 커피랑 같이 먹으면서 주변 사람들도 보면서 여유롭게 아침을 먹었다.

저녁도 비비큐를 5일을 먹었더니
마지막날은 갈릭라이스나 조금 먹고, 새우 몇 개 까먹고, 꼬치구이 한 두개 먹었다.

마지막날 아침을 먹으면서는
우리는 각 테이블에 온 사람들이 리조트에 온 지 며칠째 되는 사람인지 구별이 가능해졌다


우월한 인자를 가져서가 아니라 익숙하기 때문에 여유가 생기는 거고, 품위있어 보이는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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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휴식이 필요했다.
추위를 녹여줄 따뜻함이 필요했고, 고단함을 풀어줄 물리적인 시간들도 필요했다.
가족이면서도 충분한 시간을 같이 지내지 못했던 갈증도 있었고, 각종 노동에서 해방되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가 유산 된 후 받은 충격으로 너덜너덜 해졌던 내 몸과 마음도 쉬어주고 싶었다.



휴양여행이 신혼여행 이후 거의 처음이었는데, 아이가 있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첫 휴양여행이었던 신혼여행으로 말하자면, 솔직히 꽝이었다.
배낭여행을 줄곧 하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고급 리조트에 틀어박혀 제 우물에서만 놀아야하는,
맞지 않은 옷을 입은듯한 불편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사실 휴양여행을 간다는게 걱정이 됐었는데,
이번엔. 손에 꼽을만큼 정말 좋은 여행이었다.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바다와 비밀의 정원을 끼고 있는 곳에서, 맛있는걸 먹고,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물놀이를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았고, 책을 보았고, 아이랑 땅을 밟았다.

무엇보다. 최고의 수확은 규민이가. 여행체질로 밝혀진 것이다.
녀석은 오가는 비행기에서 내내 잠을 잤고,
현지식을 엄청나게 잘 먹었고, 원없이 잘 놀았고, 또, 엄청나게 쌌다.
있는 동안에 한번도 칭얼거리거나 보채지 않았다.


매일매일 리조트 안에서 쉬기만해서 따로 일정별로 적을게 없다는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뭘하고 쉬었는지를 보따리를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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